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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줄 없이 맘껏 뛰어 놀아~” ‘1800평’ 서울 최대 ‘반려견 공원’ 가보니
동작구 ‘동작 반려견 공원’ 시범운영
서울시, 24일까지 ‘공공 반려견 수영장’ 개장
전문가 “반려동물 복지는 결국 반려인에 대한 복지”
[영상=윤병찬PD]

[헤럴드경제=사회팀 박지영·박지영 기자] “홍시야~, 계단 한번 올라가보자! 엄마 보세요~.”

19일 10시 개장시간에 맞춰 찾은 서울 동작 반려견 공원(놀이터). 견주 박모(32)씨는 7개월 된 웰시코기 홍시를 쫓아다니며 이같이 외쳤다. 홍시는 다른 강아지들의 냄새를 맡고 술래잡기를 하는 등 강아지들과 어울려 놀고 있었다. 푸들부터 비숑까지 5마리 소형‧중형 반려견들은 오랜만에 하네스(강아지 목줄)를 풀고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었다. 9살 말티즈 썸머와 1살 말티즈 여름이 견주 김모(36)씨는 “반려견 공원이 개장하고 나서 문 닫는 날만 빼고 아침‧저녁 두 번씩 매일 왔다”며 “매번 골목길에서만 산책을 했는데 집에서 5분거리에 마음껏 강아지들이 뛰어다닐 수 있는 공원이 생겨서 자주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19일 오전 10시 서울시 동작 반려견 공원에서 썸머(9살)와 여름이(1살)가 함께 놀고 있다. 박지영 기자.

반려가구들이 늘면서 지자체도 이들을 위한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공원을 조성되는가하면 하면, 전용 수용장도 만들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8년 4개소 였던 반려견 놀이터(공원)는 2023년 12개로 늘어났다. 반려가구가 증가한 탓이다. KB금융그룹이 지난 6월 발표한 ‘반려동물 맞이 준비와 건강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552만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2017년에 비교하면 9.06%가 늘어났다. 10가구 당 2집 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상이 됐다.

동작 반려견 공원은 약 5900㎡(약 1790평) 규모의 공원이다. 서울시에 있는 반려놀이터 중 가장 크다. 동작 반려견 공원은 규모에 걸맞게 처음으로 ‘공원’이라는 공식 이름을 얻었다.

여름이(위)와 썸머(아래)가 목줄을 푼 채 동작 반려견 공원에서 놀고 있다. 박지영 기자.

하네스를 착용하지 않고 뛰어 놀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중형견과 대형견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분리한 점도 특징이다. 공원에는 반려견 놀이‧훈련 기구와 벤치, 화장실, 식수대 등의 시설도 갖췄다.

반려견 공원을 찾은 일부 이용자들은 대체적으로 만족했다. 이용객들의 91%가 만족했다는 공원자체 설문조사결과도 있다. 도심 속에 반려견들이 뛰어놀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고, 있다하더라도 부지가 좁았기 때문이다. 웰시코기 홍시 견주 박씨 또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애견카페를 가려면 경기도 화성이나 수원까지 나가야 했는데, 그런 곳 또한 공원보다 좁다”며 “대형견과 분리돼서 안전 걱정을 덜어준 것도 세심하다고 생각한다. ‘멍생복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홍시의 ‘동명이견’ 2살 말티푸 홍시의 견주 지모(52)씨도 “산책로를 다니면 하네스를 풀어놓을 수 없고 뛰어다니기도 어려운데 지자체에서 이런 공간을 마련해줘서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다만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그늘막 추가, 인조잔디 조성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시에서 시범사업 중인 반려견 수영장에서 강아지가 놀고 있다. 박지영 기자.

반려견 공원에 앞서 지난 2일에는 서울시 ‘반려견 수영장’도 시범운영 중이다. 서울 최초 반려견 수영장이다. 가로 15m, 세로 10m 크기로, 수심은 반려견의 체구를 고려해 0.8m 정도다. 수영장 주변에는 인조잔디와 파라솔 3개를 설치해 강아지들이 수영을 즐기고 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수영장 이용 후 반려견을 씻길 수 있는 셀프 목욕장, 드라이기도 설치됐다. 반려견 수영장도 중소형견과 대형견이 분리됐다. 몸 길이 40cm 이하인 중소형견은 월‧수‧금‧일요일에, 40cm 이상인 대형견은 화‧목‧토요일에 이용할 수 있다.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 한껏 멋을 냈다.(왼쪽) 수영장에 들어갔다가 나온 강아지의 모습.(오른쪽) 박지영 기자.

수영장 역시 견주들의 만족도가 높다. 푸들인 9살 볼트를 키우는 40대 최영은 씨는 “볼트가 수영을 잘하는데, 수영을 하기 위해선 경기도 남양주나 멀리는 강원도 춘천까지 간다”며 “반려견 수영장은 다른 강아지 수영장보다도 넓고 시설도 깨끗해서 개장하고 4번째 방문하게 됐다”고 했다. 4개월 된 보더콜리 보리를 키우는 김모(56)씨 또한 “강아지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은 산책로나 공원이 유일한데, 수영장에 오니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겠다 싶어 방문하게 됐다”며 “인조잔디가 깔려있어 진드기 걱정없이 놀게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수영장은 오는 24일까지만 운영된다.

김정현 칼빈대 반려동물학과 교수는 반려견을 위한 공간이 확대되는 것과 관련해 “이런 시범사업들이 반려견을 위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국 반려인을 위한 시설”이라면서 “독거노인, 결손 가정 등 일정한 계층을 위한 정책을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만큼, 반려동물에 들이는 예산 또한 결국 국민을 위한 예산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윤병찬PD]
go@heraldcorp.com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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